고등교육 중독자 환우회

인사드리는 말


안녕하세요. 2017년도 하반기 북미 지역 사회학과 대학원 박사과정 진학을 목표로 유학을 준비했고 지금은 뉴욕주립대 올버니에 나와서 첫 학기를 앞두고 있는 이지원이라고 합니다. 모두들 반갑습니다. 


이 포스트는 모종의 이유로 유학을 결심하셨지만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모르시겠다는 분들의 어려움을 덜었으면 하고자 하는 마음에서 작성해 보았습니다. 유학을 나가기 위해서는 준비해야 하는 일이 정말 참 많습니다. 이 일들을 하기 위해 정보가 필요할 텐데요, 또 정보를 모으는 것도 일이지만 그 중에게 자신에게 필요한 정보를 고르는 것도 쉽지 않더군요. 


거기에 나아가 개인적 상황에 따라 그 조언대로 하지 못하거나 그 조언이 제시하는 목표에 동의하기 어려운 일도 간혹 생기는데 그러면 자신에게 어떤 문제가 있는건 아닌지 고민하며 스트레스를 받게 되기도 하는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이런 고통을 받게 되니 유학을 통해서 성취하려고 했던 목적을 잊게 되고 공부하는 재미, 알고 싶다는 열정보다는 합격 확률을 높이는 것을 중요시하게 되더군요. 그리고 이렇게 수단과 목적을 전도시킨 자신을 보며 한심한 마음이 들기도 했더랬습니다. 이렇게 되면 스트레스가 더블이지요. 


저는 이 문서를 유학에 뜻이 있지만 이런 문제 때문에 어려움을 겪고 계신 분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하여 작성해 보게 되었습니다. 정보를 수집하는 데 따른 불필요한 비용을 최대한 줄이고 각자 유학을 가는 목적과 하고 싶은 공부에 대해서 최대한 많이 생각해 보실 기회가 늘어났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는 이렇게 목적과 공부에 대해서 생각할 시간을 늘리는 것이 실제로 어드미션 성공률을 높이는 데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적어도 제 생각에 문제의식이란 것은 연구자의 처음이자 끝과 같은 것이니까요. 


이 글은 기본적으로 제가 어드미션을 준비했던 사회학과에 주로 초점이 맞춰져 있지만 다른 사회과학 계열 분들도 참조가 되시리라 생각합니다. 



글을 작성하는 데 활용한 자료


이 글을 작성하는 데 사용한 정보들은 여러 온라인과 오프라인 정보를 활용했습니다. 


온라인 정보와 관련해서는 국내 사이트는 고해커스나 개인 블로그에서 올리신 유학 후기들을 제가 진학하려고 한 사회학과 사정에 맞춰 그리고 다른 정보와 함께 교차검증했습니다. 외국 사이트의 경우에는 그래드카페와 북미 사회학계의 익명 루머 및 정보공유 사이트인 socjobrumor를 참조했습니다. 특히 후자 쪽 사이트는 사이트 내에서 호평을 받은 이 쓰레드를 참조했습니다. 그리고 각 학과 홈페이지도 물론 많이 참조했습니다.


오프라인 소스로는 미국에서 박사를 하고 오신 선생님, 지금 박사 과정을 밟고 계신 선생님, 최근 2-3년간 유학을 나가신 선생님들의 이야기를 많이 들었습니다. 저는 읽지 못했는데 좀 더 자세한 정보를 참조하고 싶으신 분들은 인디애나 사회학과의 Fabio Rojas의 책, Grad Skool Rulz: Everything You Need to Know about Academia from Admissions to Tenure를 보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많은 분들이 추천을 주시더군요. 


미국 대학들의 어드미션 심사 과정이 비공개로 진행되고 이런 자료들의 성격이 비공식적인 점을 고려해서 최대한 신뢰할 수 있는 정보를 개인적 판단에 의거해서 검증해 보려 했습니다. 따라서 언제까지나 제 개인적인 경험이나 편견을 반영할 확률이 높으니 이 점 참고해서 남은 글들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유학을 갈 학교를 찾기


처음에 미국 유학, 캐나다 유학 정도 국가를 기준으로 유학의 목표를 설정했다면 그 다음에게는 자신이 하고 싶은 바를 더 잘 추구할 수 있는 학교와 교수를 찾아보는 게 중요하지 않나 싶습니다. 이를 위해서 저는 각자 유학을 가시는 목적이 무엇인지, 예를 들어 어떤 진로를 추구하고 싶어서인지 어떤 이론, 방법, 소재를 다루고 싶어서 인지 등을 생각해 보시는 것을 많이 권하는 편입니다. 일단 대강의 생각이 정리되셨으면 그것을 기준으로 학교와 교수를 조사해야 겠지요. 


사실 미국에는 굉장히 많은 대학들이 있는데요, 그래서 어떻게 검색을 시작해야 할지 막막해 하시는 분들이 계십니다. 보통은 평소 공부하다가 알게 된 학자들이 있는 대학을 검색하기도 하는데요, 이 경우 본인과 관심사, 소위 fit은 맞지만 한국에는 잘 알려지지 않은 교수가 있는 학교를 놓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그래서 많이들 쓰는 방법이 US News Ranking에서 Sociology 관련 랭킹을 찾아 1순위에서부터 홈페이지에 차례차례 들어가 보는 것입니다. 학과 홈페이지도 들어가면 처음 무엇부터 보아야 하나 막연할 수 있습니다. 우선 이 곳을 나온 사람들이 어떤 진로를 갔는지 궁금하시다면 Placement 항목에 들어가 보시면 됩니다. 하고 싶으신 공부와 관련해서 각 학과의 specialization이나 research focus를 찾아보시는 것도 좋습니다. 그렇지만 그걸로는 사실 학과에서 어떤 공부를 할 수 있는지에 대한 충분한 정보를 얻기 힘듭니다.   


그래서 결국은 교수 분들을 조사해 보게 됩니다. 일단 교수들(faculty)의 프로필을 주욱 보시고 그 분들의 research interest를 참고하시고 특히 current interest가 자신과 관심이 유사해 보이는 사람들을 정리해 보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처음에는 시간이 걸리지만 나중에는 워낙 소개의 format들이 비슷해서 금방금방 넘어가시게 될 겁니다. 그리고 그렇게 1차 리스트가 작성되면 거기 나오신 분들의 대표 책이나 논문들을 찾아보시면서 본인과 fit이 맞는지 아닌지 확인해 보시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미국 유학을 지원하시는 분들은 보통 Fit이 맞는 교수가 있는 대학들 외에도 큰 메이저 사립 또는 주립 대학들은 보통 많이 지원을 하고는 합니다. 이유는 많습니다. 

  ① 인지도가 높아 향후 취업 시장에서 우위를 기대할 수 있다거나, 

  ② 교수가 많아(20명 이상) 본인의 fit이 얼핏 보기에 맞지 않더라도 함께 일할 수 있는 사람이 있으며, 

   학업을 안정적으로 하는 데 중요한 Funding을 넉넉히 해주기도 하거나, (사립의 경우) 

  ④ 공부나 생활이 좋은 지리적 위치에 있거나, 

등의 이유로 지원을 많이 하십니다. 각자 유학을 가시는 목적을 생각해 보시고 그에 맞게 지원할 대학의 리스트를 추리면 되실 겁니다. 



유학 지원은 언제? 어떻게?


유럽의 경우에는 다르지만 미국, 캐나다, 영국 일부 대학의 경우에 보통 대학원은 한국의 2학기에 해당하는 Fall Semester부터 학기를 시작합니다. 그리고 그 해의 Fall Semester에 들어올 학생은 작년의 9월부터 그 해 1월 즈음까지 원서 접수를 받습니다. 원서 접수 마감은 가장 빠른 학교는 12월 1일, 가장 늦은 학교는 1월 15일까지 이루어집니다. 주요 사립대학들이 12월 15일에 보통 많이들 마감을 하더군요. 이 점을 고려해서 유학 서류들을 준비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보통 지원은 요즘은 모두 각 학교들의 인터넷 웹사이트들을 통해서 이루어집니다. 보통 마감에 임박해서들 서류를 제출하게 되지만 가능하면 일찍 9월부터 지원하는 것, 이른바 early admission이 좋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이 때 50% 정도는 미리 뽑아 결과를 통보해 주는 경우도 있다고 하던데 정말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준비가 되셨다면 해보는 것도 좋지만 이것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지는 않으셨으면 좋겠네요!



유학 지원에 필요한 서류에는 무엇들이 있나?


기본적으로 요구되는 서류는 다음과 같습니다. 


- GRE: 대학원수준 학습능력이 있는지 확인하는 시험. 미국 시민에게도 공통적으로 요구함. 

- TOEFL, IELTS: 영어권 대학 학사 학위가 없는 국제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영어능력 검증시험

- Transcript: 모든 고등교육 기관 영문 성적표 (교환학생도 포함)

- CV (Curriculum Vitae) or Resume: 학업과 관련된 이력서

- SOP (Statement Of Purpose): 2페이지, 1,000 words 분량의 학업계획서

- Writing Sample: 15-30페이지 분량의 학술적인 성격의 페이퍼

- 추천서: 이 사람의 학술적 능력을 증거해줄 수 있는 사람의 추천서 2-3개


각 학교마다 추가로 요구하는 서류들이 있는데 가장 일반적인 것은 다음 서류입니다. 


- Personal History Statement: 지원자의 개인적 자질을 보여줄 수 있는 자기소개서


기타 추가적으로 필요한 서류들이 있습니다만 일단 윗 서류들을 준비하시고 나서 또는 준비하시면서 각 대학들의 지원(어드미션) 사이트에 가서 무엇이 더 필요한지 확인하시고 준비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서류는 어떻게 제출하나?


영어성적들은 시험 주관기관들을 통해 발송합니다. ETS에서 주관하는 시험인 GRE와 TOEFL은 시험을 등록할 때(TOEFL, GRE) 시험을 보고 나서(GRE) 성적을 수령할 기관을 몇 곳 입력할 수 있습니다. 그 이외의 경우는 ETS 웹사이트에서 별도의 돈을 내고 공식(official) 성적표를 발송해야 합니다. IELTS의 경우는 수기 성적표를 시험주관기관인 영국문화원 등에 요청해서 수기 메일로 발송을 해야 합니다. 발송 기간에 유념하세요!


나머지 서류들은 보통은 인터넷에 첨부파일로 넣거나 때로는 텍스트박스에 복사 붙여넣기를 하는 식으로 전산입력을 합니다. 어드미션 사이트에 가면 각 해당 항목이 있으니 참조하시면 됩니다. 


Transcript도 통상 스캔해서 사본을 사이트에 첨부하는 식으로 제출하는데 가끔 어떤 학교들은 공식 성적표를 봉인(seal해서 우편으로 제출할 것을 요구하기도 합니다(UCLA, Rutgers, SUNY 계열). 그 외 학교들은 보통 공식 성적표는 합격 후 제출하라고 합니다. 봉인의 경우에는 본인이 직접 하는 게 아니라 학교 발급처에서 해야 합니다. 보통 한국 학교 사이트에서 주문시 봉인할 거냐고 묻는 옵션들이 있고 없으면 발급처에 해달라고 물어보시면 됩니다. 그리고 UCLA의 경우에는 Trancript와 별도로 Transcript form이라는 별도 서류 양식을 찾아서 입력해야 하니 참조하세요. 


정말 예외적이지만 SUNY Stony Brook처럼 CV와 Writing Sample을 파일 업로드가 아니라 수기 우편으로 발송하라고 하는 경우도 있는 각 학과 홈페이지를 꼼꼼이 체크해 보시길 권합니다. 



이 서류들을 가지고 학생을 어떻게 뽑나?


매해마다 교수 3명 정도의 Admission Committee가 새롭게 구성이 되어 그 분들이 모든 유학 서류를 읽고 어드미션을 결정짓습니다. 구체적인 선발 방식은 사실 학교별로 다르고 특히 매해 구성되는 커미티가 누구냐에 따라 다르다고 합니다. 매해 커미티가 누가 될지는 해당 학교의 구성원 외에는 알 수가 없습니다만 통상 학과 대학원장(DGS, Director of Graduate Studies)는 꼭 들어간다고들 말합니다. 


하지만 통상적으로는 초기에 지원자들 전수를 포함한 Long List를 작성하고 그 이후에 수치화된 자료들, 영어 성적이나 GPA를 기준으로 학생들을 선별하여 Short List를 만들고 여기에 있는 학생들은 SOP와 Writing Sample 등의 질적 자료를 보아서 최초선발 또는 대기자명단(Wait List)에 넣는다고들 하더군요. Long List는 주요 사립대(NYU)나 주립대(Berkeley)는 350-400+ 정도가 지원하고 중위권 대학(Boston University) 즈음 되는 경우에는 100명 정도가 지원하는 것 같습니다. 



출신 학부와 학점은 중요한가?


졸업하신 한국 학부 대학의 랭킹이 유학에 반영되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미국 학부 이름의 prestige는 유학에 반영된다고들 많이 이야기합니다. 학점의 경우에는 영국과 캐나다 대학들은 최소점 기준을 제시하기도 하지만 미국 대학들은 거의 제시하지 않습니다. 학점의 경우 유학에 얼마나 중요한지를 물어보신다면 앞으로 모든 영역의 설명이 죄송하게도 이런 식이겠지만 낮다고 해서 꼭 떨어지지도 않고 높다고 해서 꼭 붙지도 않는다고 말씀드릴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물론 수치들이 낮은데 붙는 경우가 높은데 떨어지는 경우보다는 예외적이기는 합니다. 



서류 어떻게 준비해야 하나? 각 서류들은 유학에 어느 정도 중요한가?


1. 영어능력


  1) GRE


만약 미국대학이나 캐나다 대학 중에서도 University of British Columbia를 지원하시려면 GRE 성적이 필요합니다. GRE는 크게 General과 각 전공에 따른 Subject 두 종류의 시험으로 나뉘는데 사회학은 General만 보면 됩니다. GRE는 글쓰기 실력을 보는 AWA, 영문 독해 능력을 보는 Verbal, 수리 능력을 보는 Quant로 나누어져 있습니다. 각각의 최고점은 6.0/170/170이고 통상적으로 사회학과는 3.5/157/160 이상을 목표로 성적을 만들고는 합니다. Northwestern과 Berkeley는 합격자 평균 GRE 점수를 홈페이지에 게시하고 있습니다. 성적이 꽤 높은데 미국 내국인 학생들 기준이라는 것을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2) TOEFL


모든 미국 대학들은 국제학생에게 받는 영어성적 능력시험 중 TOEFL은 다 받아줍니다. 랭킹이 높은 사립대학들은 보통 총점 100점을 요구하고 주립대학들은 80점 정도를 요구하는 것도 많습니다. 유의해야할 것은 Reading/Listening/Speaking/Writing 섹션 별 최소 점수를 요구하는 경우가 생각보다 많다는 것입니다. 한국 학생들이 가장 많이 걸리는 부분은 Speaking인데 어떤 대학의 경우는 26점을 요구하기도 합니다. Writing에서도 걸리는 경우가 있으니 꼭 잘 살펴보시기 바랍니다. 


  3) IELTS


스탠포드 등 미국의 일부 대학은 IELTS 점수를 인정하지 않지만 대부분은 TOEFL 대신 IELTS 제출이 가능합니다. 캐나다의 경우, IELTS를 모두 받습니다. 토플 스피킹 최소점이 안 나오시는 분들은 아이엘츠를 권하기도 하고 싶습니다. 왜냐하면 미국 대학들은 캐나다와 달리 보통 아이엘츠의 경우 섹션별 점수를 요구하지 않습니다. 보통 총점 평균 7.0을 요구하는데요 콜롬비아는 7.5를 요구합니다. 이 경우 토플 90-100점대를 받으시는 분이면 무난하게 받고는 하는 점수입니다. 그리고 아이엘츠 스피킹은 마이크 녹음이 아니라 면접식으로 해서 대면 의사소통이 편하신 분들이 고득점을 받기도 합니다. 다른 섹션도 토플보다 덜 쫓기는 기분이라고 하시는 경우도 있더군요.


  4) 어떻게 공부를 해야 할까?


토플의 경우, 시험 경력이 있으신 분들의 경우 독학을 하시거나 스피킹만 학원에 다니셔서 연습을 하는 경우가 많더군요. GRE는 보통 Verbal의 경우는 학원을 최소 한 달 정도는 가게 되는 것 같습니다. Writing은 학원도 좋지만 다른 준비생 분들과 여러 번 글쓰기 연습을 하신 분들이 점수가 좋게 나오는 것 같더군요. Quant는 보통 수학 과외를 해보셨던 분이면 수학 용어 영문 표현 암기하시고 연습문제 한 번 풀어도 잘 나오지만, 본래 수리 영역이 어려우셨던 분들은 별도로 공부를 하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학원은 강남과 신촌에 있는 곳을 많이 다니고 그 외 GRE는 강쌤이라는 선생님께서 온라인에서 방문자 및 서로이웃분들에게 배포하시는 공부자료들이 있으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특히 저는 Writing 빈출문제와 Verbal 쪽 빈출 단어들을 유용하게 참고했습니다.


  5) GRE 먼저? TOEFL 먼저?


GRE를 먼저 하는 경우 토플 Writing과 Reading을 매우 쉽게 푼다고들 많이 말합니다. 그래서 GRE를 먼저 보는 분들이 있는데 영어 기본 실력에 자신이 없는 경우에는 토플을 먼저 해서 영어 실력을 조금 올린 후 GRE를 보는 게 좋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제 생각에는 무엇을 먼저 해도 딱히 더 좋은 것 같지는 않아서 편하고 마음끌리시는 대로 하시면 좋지 않을까 싶습니다. 오히려 무엇을 먼저 해야 한다는 이야기들을 듣고 스트레스를 받지 않으시면 좋겠네요. 이건 다른 영역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사람들은 본인 자신과 주변 경험에 근거해서 말할 뿐입니다. 제 이야기도 마찬가지고요. 절대 어떻게 해야 된다는 공식은 거의 없습니다! 스스로가 잘못된 길을 가고 있는지에 대해서 스트레스를 너무 받지 마세요!


  6) 영어성적 중요한가?


영어성적을 기준으로 Short List를 만든다는 이야기는 많이 퍼진 이야기긴 하지만 사실 실제 결과들을 보면 또 모호한 것 같습니다. 그런 것이 Long list의 cut line이라는 게 절대적으로 정해져 있기 보다는 그 해 지원한 국제학생들의 평균에 의해 좌우되기 때문입니다. 낮아도 붙는 경우가 있어도 높아도 심지어 만점이어도 떨어진 경우를 보았습니다. 물론 높은데 떨어지는 게 낮은데 붙는 것보다는 상대적으로 평범한 경우이긴 합니다. 


2. 아카데믹 fit


  1) SOP


SOP에서는 내가 구체적으로 어떤 분야를 어떻게 다르게 공부할 것인지를 보여주면 된다고들 많이 그럽니다. 논문 계획서와는 조금 다른 것이 방법과 예상 결과를 아주 구체적으로 제시할 필요는 없고 

  ① 학계의 맥락에서 흥미로운 질문을 던지되 

  ② 내가 이것을 할 능력이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경험들을 통해 보여주고 

  ③ 이 질문들이 해당 학교와 잘 맞다는 것을 보여주면 된다고들 많이 합니다. 

이 부분은 사실 잘 쓰는 방법을 제가 말씀드리기는 어렵고, 관심있는 분야 선행연구들을 보시고 초안을 작성한 뒤 신뢰할 수 있는 분들에게 주저하지 말고 코멘트를 부탁드리는 게 좋을 것 같다는 말씀만을 드리고 싶습니다. 일반적인 작성법과 관련해서는 버클리UCSD의 공지들을 참조해 보십시요. 그 외 Admission essay, SOP에 관련해서는 Sample들이 웹에도 있고 또 책으로도 나온 것들이 있습니다. 


  2) Writing Sample


SOP가 분량이 상대적으로 제한된 반면 Writing Sample은 본인의 학술적인 관심을 많이 보여줄 수 있는 글입니다만 어느 정도 실제로 참고를 하고 있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전체적으로 잘 작성하면 좋겠지만 서문과 결론 부분을 명료하고 흥미롭게 작성하시기를 권해봅니다. SOP와 Writing Sample은 작성 후 꼭 해당 분야가 아니더라도 대학원 이상 고등교육 경험이 있는 원어민에게 첨삭을 유료든 무료든 받으시기 바랍니다. 

SOP도 그렇지만 첨삭은 에세이리뷰 같은 사이트를 이용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이곳은 적당한 퀄리티에 마감 기한을 잘 엄수해서 줍니다. 하지만 개인 에디터를 소개하는 외국 사이트들을 잘 뒤져서 경력 많고 전공이 유사한 개인 에디터를 찾아서 꾸준히 맡기는 것도 좋습니다! 가끔 은퇴한 교수님들이 에디트하시는 경우도 있고 비용도 좀 더 쌉니다. 마감도 개인적으로는 잘 지켜주셨었고요. 근데 영어 같은 경우는 짧게짧게 물어볼 일이 워낙 많아 혹시나 같은 전공에 유학한 외국인 친구가 있으면 그것이 베스트긴 합니다. 


3. 추천서 


미국 학교들에서는 공식적으로 추천인의 직위에 제한을 두고 있지 않습니다만 보통 같은 학교, 같은 학과 교수님께 부탁드리고는 합니다. 하지만 다른 학교, 다른 학과 교수님, 박사님도 본인의 학적인 능력을 잘 증빙해줄 수만 있다면 상관없습니다. 추천인의 지위와 중요한가, 내용이 중요한가에 대해서는 설이 많은데 개인적으로는 크게 신경 쓸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정말 추천해주시는 교수님이 해당 학교에 유명하다던가 커미티에 들어오는 교수와 개인적으로 아는 경우가 있어서 어드밴티지를 받기도 하는 것 같지만 이런 경우는 극히 드뭅니다. 



기본적인 서류들 이외에 무엇을 더 할 수 있고 중요한가?


1. 사전 컨택, 해야 하는가?


역사학과의 경우 통상적으로 컨택이 일상화되었지만, 사회학과로 유학가는 한국인 분들 사이에서는 컨택을 그리 많이 하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 컨택이 어드미션에 결정적으로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 것 같지만 내 서류를 한 번 더 보게 해준다던가, 입학 후에 지도교수 정할 때 어필을 더 할 수 있다던가 정도의 장점이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일찍 컨택을 공들여 하고 그 쪽 교수가 나를 마음에 들어한다면 또 경우가 다를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이 과정이 참 어렵죠. 


컨택 메일의 경우는 Writing Sample은 첨부하지 않고 CV 정도만 첨부해서 짧고 간결하게 읽을 수 있도록 하는 게 중요한 것 같습니다. 내 연구관심만 간략히 표현하는 정도로요. CV도 첨부하지 않아도 된다고 보는 경우도 있으니 참조하시고 SOP는 첨부하느냐 마느냐 의견이 갈리기도 하는데 개인적으로는 안 하는 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컨택 메일 답장은 연구 관심만 맞다면 의외로 잘 옵니다. 그러나 긍정적으로 준다는 것은 그냥 긍정적이라는 것이지 그 이상의 의미는 없습니다. 콜롬비아와 예일 같이 컨택 교수 이름을 지원시 쓰라고 하는 곳도 있으니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컨택 시기는 보통 늦어도 10월 중순까지를 많이 권장하는 듯 합니다. 



2. 사전장학금 무엇이 있고 얼마나 중요한가?


사회학과가 주로 노리는 장학금에는 풀브라이트와 SK장학금이 있는 것 같습니다. 제 생각에 사전장학금은 어드미션을 받은 후 펀딩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되는 장점이 분명히 있습니다. 왜냐하면 각 학교가 Full Funding이지만 생각만큼 재정을 지원하지 않는 경우도 종종 있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개인적 경험상 사전장학금이 어드미션에 미치는 영향은 지극히 제한적이라고 생각합니다. 풀브라이트의 경우에는 유학 지원하는 해 6월에 서류 제출이 이루어지는 만큼 미리 준비가 필요하고 SK는 그보다는 늦지만 그래도 8월에 절차가 진행되니 참고하셔서 준비하시기 바랍니다. 



3. 논문 출판 중요한가?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출판 여부보다는 이 과정이 스스로를 좀 더 지향이 뚜렷한 연구자로 만든다는 데 의미가 있는 것 같습니다. 이것과 관련해서는 이하의 항목에서 설명해 보겠습니다. 



마무리하며


간략하게 필요한 정보들만 정리해 봤는데요, 유학을 스스로 준비하며 그리고 주변분들을 보며 느낀 점은 “어드미션을 받는데 필요한 절대적인 요소는 없다”는 것입니다. 적지 않은 요소가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평가되는 데다가 그 평가의 주체가 누가 되느냐, 어떻게 평가하느냐에도 우연적인 요소가 많기 때문에 어드미션은 정말 받을 때까지 결과를 예측하기 어렵습니다. Fit이 가장 중요하다고 많이들 하는데 Fit이 맞는 학교에 결과적으로 합격하는 것은 맞는 거 같지만 꼭 Fit이 맞는다고 합격하지는 않더군요. 다른 영역도 마찬가지입니다. GRE 점수가 높으면 유리하지만 그게 당락을 최종적으로 결정하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다만 한 가지 부정하기 어려운 중요한 점을 꼽는다면 스스로가 상대가 원할 법한 좋은 연구자가 되는 게 중요하다는 힘빠지지만 막연한 이야기를 할 수 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자신을 하나의 분명한 목적을 가진 연구자로 보이게 하는 것. 스스로의 연구 관심을 분명히 하고 그것을 유학 가고 싶은 학계의 맥락에서 위치시키면 유학을 가려는 목적이 뚜렷해지고 이런 모습은 서류의 독자들에게도 전달이 되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분명한 뿌리를 가지는 게 안 그래도 흔들리기 쉬운 유학 준비 과정을 최소의 스트레스로 넘기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그런 의미에서 저는 유학을 (다들 이미 잘 아시겠지만) 그 자체가 하나의 목적이라기보다는 다른 더 높은 목적을 성취하기 위한 과정으로 보는 것을 권하고 싶습니다. 물론 이게 참 쉽지 않다는 것은 알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에는 내가 왜 이것을 하고 있는지, 유학 이전에 공부는 왜 시작했는지, 공부의 목적이 유학이었던 건지 등등 여러 생각이 들더군요.


희망하는 학교에 어드미션을 받기 위해서나, 유학이라는 어떤 도전을 본인의 보다 큰 삶의 맥락에 의미 있게 위치시키기 위해서나 많은 고민과 동료 분들과의 대화를 하시기를 추천드립니다. 그리고 이 글이 그런 활동을 하는 데 필요한 에너지들이 ‘입시’와 관련된 활동이 빠지는 일을 조금이라도 줄이기를 희망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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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들어 가면 갈수록 "내가 옳다"고 말하는 일의 어려움을 느낀다. 내 자신이 너무 급진적인 생각을 품고 있다거나 누군가 내 대화의 자유를 억압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아니다. 이런 말하기 방식이 원치 않게 내가 사랑하는 타인들을 상처주는 일이 너무 많다는 것이다. 


정확히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내가 옳다"는 말하기 방식은 우리들의 대화 문화 속에서 거의 필연적으로 "다른 사람은 그르다"라는 방식으로 들리게 되는 것 같다. 개인적으로 정치적 의견을 이야기하거나 각자의 인생관들을 말하거나 들을 때 이런 인상을 주거나 또 받았었었다. 


그래서 우리의 대화는 보통 처음부터 자기의 입장을 익명의 상대에게 밝히며 논증하고 설득하기 보다는, 상대가 우선 나랑 같은 편인지 아닌지 살피고 전자면 좀 더 솔직하게 이야기를 해보고 아니면 침묵을 유지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지는 것 같다. 이 방법이 근본적으로 기만적인 우회에 불과하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은 것은 아니다. 다만... 이런 대화만으로는 채워지지 않는 개인적인 답답함과 해결되지 않은 문제들이 있다는 것 정도를 이야기하고 싶다. 사실 모두가 이미 알고 있을 것이다.


이런 부분들이 해결되기 위해서는 솔직하고 편하게 자주 그러고 무엇보다 서로에게 '인내심'을 가지고 이야기를 나누어야 할 것이다. 어떤 입장을 가진 누군가를 적으로 가정하기 보다는 같은 운명을 공유하거나 앞으로 공유할 수 있는 잠재적 동료로서 이야기를 나누어야 할 것이다. 이런 바람들이 갈등을 회피하려는 나의 비겁함에서 나온 것일런지 모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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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TV가 없은 지가 오래라 가끔 헬스장에 가면 러닝머신을 하면 조금씩 티비를 본다. 어제 본 프로그램은 이효리와 이상순, 두분이 하시는 민박 프로그램이었는데 인상깊은 대사가 하나 있었다. 


이 분들의 민박에는 주인분들보다 훨씬 젊으신 여성 다섯 분이 손님으로 왔는데 첫날 밤 저녁 이효리 님은 본인께서는 저 나이 때 저렇게 함께 있을 또래가 없었던 것 같아서 부럽다, 그 나이 때는 왜 이렇게 마음을 열지 않았었는지 모르겠다는 후회를 한다. 모두가 적지 않게 겪는 딜레마일 것이다. 놀란 것은 그 뒤에 이상순 님의 말이었는데 "그 때는 그럴 이유가 있었겠지"라는 말이었다.

 

나도 개인적으로 이효리 님과 비슷한 후회를 하고 또 들을 일이 있었지만 저런 종류의 후회들에는 "지금부터라도..."라는 식의 말을 이어서 듣고 또 했었던 것 같기에 신선했다. 사실 그때는 그럴 이유가 있었더랬지 싶다. 지금의 나에게는 과거의 나는 작고 어리석어 보이지만 그 때 나의 '주관적' 어리석음은 그때의 상황과 조건이라는 것이 '객관적'으로 존재했기 때문이기도 하였다. 


이상순 님의 조언은 이런 의미를 가지는 것 같다. 누군가가 과거 자신의 어리석음이 어리석다는 이유로 배척할 때 그것을 그 관점에서 이해하고 왜 그랬는지 보여주는 것, 그래서 이를 통해 정말 과거의 자신을 부인하며 붙들려 있는 것이 아니라 작별할 수 있게 해주는 것. 


이는 개인적 성찰의 수준을 넘어서는 일인데 과거 자신의 어리석음에 대한 후회는 현재 타자의 어리석음에 대한 경멸과 연결이 되어 있는 경우가 적지 않은 것 같기 때문이다. 개인적 후회들에는 "근데 왜 저 누구는 과거 내가 살았던 방식처럼 사는지 모르겠다"라는 말이 따라붙는 것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과거 자신의 찌질함은 현재 타인과 사회의 찌질함을 비판하는 논거로 활용된다.


개인적으로 언제부터인가 식자층들이 '비판'이라는 이름 아래 하는 일들도 이상순 님의 이야기와 비슷한 것이 되어야 하지 않는가 하는 생각이 든다. 어떤 '어리석음'을 보았을 때 그걸 어떤 보편적이라고 간주되는 가치, 이를테면 인권과 민주주의와 같은 가치에 기반하여 어리석다고 말하는 것은 나름의 의미가 있으나 이미 많은 사람들이 고등교육을 받고 그 정도의 비판 능력을 가지고 있는 상황에서 동어반복이 되기 쉽다. 또한 지식인들이 오늘날 대학처럼 많은 사람들의 이해관계와 세계관을 포괄하지 못하고 있는 특수한 조직에서만 기거하고 있다는 상황을 생각해 볼 때 앞서의 비판은 '대학의 상식'의 입장에서 '세계의 상식'을 나무라는 것 이상이 되기 어렵다. 이런 나무람은 그 자체의 의의를 가지기는 하지만 절대로 이 사람을 끌어올려주거나 설득하려는 관점은 아니다. 몰아내고 배척하고 이 사람이 어디 다른 데 가서 배워오거나 노력하라고 요구하는 관점이다. 존재만으로 서로 의의를 가지는 동료시민을 대하는 시선은 아니고 적 또는 마음에 안 드는 아이를 바라보는 관점이다. 


비판에 선행하는 이해와 그 이해에 기반해 다시 시작되야 하는 새로운 비판이라는 문제를 요즘 여러 계기들을 통해 생각해 보고 있다. 이효리 님과 이상순 님의 대화라든지, 최근 다른 분들의 포스트들에서 본 연구에 대한 고민이라든지, 최현숙 님의 <할배의 탄생>같은 작업이나 부르디외의 호모 아카데미쿠스에 대한 이야기라든지 볼탄스키의 프래그머티즘적 사회학 기획이라든지 납세 거부 운동을 연구한 아이작 마틴의 작업이라든지 공화당 내부의 흑인을 연구한 코리 필드의 책이라든지 등등...관심있는 분들과 나누고 싶은 북리뷰 하나만 추천해 본다. 트럼프 당선 이후 쏟아진 책들에 대한 아이작 마틴의 서평이다.

http://www.booksandideas.net/Deplorable-yourself.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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